이별시   February 20th, 2011 | 0




February 20th, 2011 | No Comments »

시는 나에게는 가까이하기에 너무 먼 그대이다.
문학 쪽을 전공하면서도 시는 늘 다가가기 어려운 존재였다.
문학회에서도 시 작품이 나오면 비평하기는 커녕 이해하기에 바쁘다.
물론 제대로 시 수업을 들었다면 시도 좋아하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잠깐들었던 영문학입문 수업에서 교수님이 시전공인 분이어서 시를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었었는데 나쁘지 않았던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을 보면.
그래도 나에게 더 가까운 존재는 역시 소설이나 희곡이다. 전공 쪽 시 수업들을 좀 제대로 들었으면 좋았겠지만 들었던 수업은 달랑 하나였다. 바위가 투명하다느니 하는 것들이 당혹감만을 주었던 수업이었다.
시집 자체도 즐겨 읽지 않는 나는 그래서 시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거의 잊혀져가고 있는 입시용 시들이 전부일 것이다. 수능 때는 시를 대강읽고 감으로 풀었기 때문에 그 마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스스로도 놀라웠던 사실은, 좋아하는 작가를 말하라면 꽤 많은 이들을 올리곤 하는데, 막상 내가 좋아하는 시인이 누구일까를 생각하자 머리에 선뜻 떠오르는 이름이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기억에 남는, 좋은 느낌으로 기억나는 시들은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시…라고 하기보다 운문은, 제망매가이다. 향가이기 때문에 시라고 딱 말할 수 없을 지 몰라도, 운문 중에서는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생사길은 예 있으매, 머뭇거리고. 라는 시작이 정말 좋다.
그리고 전문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배울 당시 하관이나 초혼 역시 그 분위기를 참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또 그 당시에는 그다지 와닿지 않았는데 최근에 문득문득 떠올리게 되는 것이 이형기의 낙화이다.
이렇게 느낌이 좋았던 시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다보니 일련의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이별시였던 것, 혹은 죽음과 연관된 시라는 것이다.
낙화는 사실 시 자체가 그렇지는 않지만 이 시를 소재로 쓴 황미나의 미스터 발렌타인이라는 작품이 사별을 그렸던 작품이기 때문에 그런 인상으로 남아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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