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댓 재즈를 보고 왔다. 2월 12일 토요일 저녁공연이다.
오랜만에 뮤지컬이 보고 싶었는데, 재즈 댄스에 관한 뮤지컬이라는 것만 보고 예매했다.
뮤지컬을 보는 것은 엄청 오랜만인 듯. 마지막으로 본 것이 일본에서 보았던 Swing!이었으려나?
뮤지컬도 뮤지컬 나름대로 좋아하지만 역시 정극을 더 좋아하다 보니, 같은 값이라면 다홍치마는데 심지어 뮤지컬보다는 정극이 훨씬 싼 편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시간과 돈이 있으면 정극을 더 많이 봤다. 공연 자체를 예전만큼 많이 보지도 못했지만.
예매하면서 본 캐스팅에서는 아는 배우로 유일하게 임춘길씨가 있었다.
좋아하는 배우분이라 망설임 없이 예매했다.
아무 정보도 없이, 외국 원작 공연이겠거니 하고 갔는데, 웬걸, 창작 뮤지컬이었다.
창작 뮤지컬. 2002,3,4년도에는 창작 뮤지컬의 부흥을 위해서 창작 뮤지컬이라면 응원차 일부러 더 보러 가고 그랬었던 기억이 났다. 그래서 많은 공연들은 초연을 본 공연이 많다.
창작 뮤지컬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창작뮤지컬을 볼 때의 마음가짐은 기대보다는 응원과 미숙하더라도 그 풋풋함을 즐기는 것이다. 이번에도 그런 마음으로 보았다.
스윙댄스와 탭댄스를 배우는 나는 재즈댄스를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그 이유하나만으로 엄청 즐겁게 빠져들어 보았다. (스윙과 탭은 벌써 2년 가까이 쉬고 있지만) 처음 막이 오른 순간 오랜만에 느끼는 기분좋은 전율과 두근거림.
정극을 볼 때와는 다른 이 느낌이 바로 뮤지컬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처음 ‘공연’에 빠져든 것도 바로 이 느낌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보았던 공연도 정극에 가까운 뮤지컬이었으니.
정극이 ‘정’이라면 뮤지컬은 ‘동’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즐기기 보다는 생각하고 파고들고 감동하는 것이 정극이라면, 뮤지컬은 보면서 활기, 에너지, 그 모든 것을 함께 느끼고 즐길 수 있다.
좋아하는 Sing, Sing, Sing으로 첫 군무가 시작된 후부터 이미 공연 속에 푹 빠져들기 충분했다.
챙모자, 그 챙모자 위에 솟은 세 개의 손가락, 하얀 장갑, 곧게 뻗는 손들과 점프들, 색소폰의 선율의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공연은 정말 즐거움 그 자체일 것이다.
임춘길씨는 역시 기대대로 감초같은 즐거운 역할과 춤을 선사해주셨다.
특기인 탭 댄스를 안하시나 싶어서 조금 서운했는데,
피날레에서 멋지게 선보여 정말 즐거웠다.
Fame과 마찬가지로 이 공연도 피날레가 ‘또 하나의 진정한 무대’라는 느낌을 주는 공연이었다.
스토리라인은 약간 아쉽고, 정적인 뮤지컬 넘버들도 큰 감동을 주지는 못했지만,
이 뮤지컬은 뮤지컬 넘버나 스토리라인 보다는 눈 앞에 펼쳐지는 춤들을 즐기는, ‘눈으로 즐길 수 있는’ 공연이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일본에서 DVD로 봤던 밥 포시(Bob Fosse)의 무대가 떠오르는 공연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