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나에게는 가까이하기에 너무 먼 그대이다.
문학 쪽을 전공하면서도 시는 늘 다가가기 어려운 존재였다.
문학회에서도 시 작품이 나오면 비평하기는 커녕 이해하기에 바쁘다.
물론 제대로 시 수업을 들었다면 시도 좋아하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잠깐들었던 영문학입문 수업에서 교수님이 시전공인 분이어서 시를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었었는데 나쁘지 않았던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을 보면.
그래도 나에게 더 가까운 존재는 역시 소설이나 희곡이다. 전공 쪽 시 수업들을 좀 제대로 들었으면 좋았겠지만 들었던 수업은 달랑 하나였다. 바위가 투명하다느니 하는 것들이 당혹감만을 주었던 수업이었다.
시집 자체도 즐겨 읽지 않는 나는 그래서 시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거의 잊혀져가고 있는 입시용 시들이 전부일 것이다. 수능 때는 시를 대강읽고 감으로 풀었기 때문에 그 마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스스로도 놀라웠던 사실은, 좋아하는 작가를 말하라면 꽤 많은 이들을 올리곤 하는데, 막상 내가 좋아하는 시인이 누구일까를 생각하자 머리에 선뜻 떠오르는 이름이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기억에 남는, 좋은 느낌으로 기억나는 시들은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시…라고 하기보다 운문은, 제망매가이다. 향가이기 때문에 시라고 딱 말할 수 없을 지 몰라도, 운문 중에서는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생사길은 예 있으매, 머뭇거리고. 라는 시작이 정말 좋다.
그리고 전문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배울 당시 하관이나 초혼 역시 그 분위기를 참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또 그 당시에는 그다지 와닿지 않았는데 최근에 문득문득 떠올리게 되는 것이 이형기의 낙화이다.
이렇게 느낌이 좋았던 시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다보니 일련의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이별시였던 것, 혹은 죽음과 연관된 시라는 것이다.
낙화는 사실 시 자체가 그렇지는 않지만 이 시를 소재로 쓴 황미나의 미스터 발렌타인이라는 작품이 사별을 그렸던 작품이기 때문에 그런 인상으로 남아있는 것 같다.
뮤지컬 * All THAT JAZZ, 올 댓 재즈 – 재즈 댄스, 좋아하세요? February 13th, 2011 | 0
아이폰으로 글쓰기 February 10th, 2011 | 0
글을 쓴다는 것 February 9th, 2011 | 0
중국에 갔던 E가 귀국했다.
귀국하자마자 짐을 싸서 집을 빼고 이사했다.
우리는 이사도 도울 겸 필요한 물건도 얻어갈 겸 겸사겸사 모였다.
준비하는 시험들이 코앞이라 오래 인사 나누지는 못했지만 오랜만에 만났다.
E가 12월에 비자 문제로 잠깐 귀국했을 때 모이고 2개월 만이다. 약감 여유있는 만남은 2월 말이 될 듯.
다들 시험준비로 바쁜터라, 정말 가끔씩이나 얼굴 보게 되었다. 그나마 모여 살았던 우리들이지만 뿔뿔이 이사가 예정되어 있다.
그래도 언제봐도 늘 느끼는 여전함.
이 여전함이 좋다.
올 댓 재즈를 보고 왔다. 2월 12일 토요일 저녁공연이다.
오랜만에 뮤지컬이 보고 싶었는데, 재즈 댄스에 관한 뮤지컬이라는 것만 보고 예매했다.
뮤지컬을 보는 것은 엄청 오랜만인 듯. 마지막으로 본 것이 일본에서 보았던 Swing!이었으려나?
뮤지컬도 뮤지컬 나름대로 좋아하지만 역시 정극을 더 좋아하다 보니, 같은 값이라면 다홍치마는데 심지어 뮤지컬보다는 정극이 훨씬 싼 편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시간과 돈이 있으면 정극을 더 많이 봤다. 공연 자체를 예전만큼 많이 보지도 못했지만.
예매하면서 본 캐스팅에서는 아는 배우로 유일하게 임춘길씨가 있었다.
좋아하는 배우분이라 망설임 없이 예매했다.
아무 정보도 없이, 외국 원작 공연이겠거니 하고 갔는데, 웬걸, 창작 뮤지컬이었다.
창작 뮤지컬. 2002,3,4년도에는 창작 뮤지컬의 부흥을 위해서 창작 뮤지컬이라면 응원차 일부러 더 보러 가고 그랬었던 기억이 났다. 그래서 많은 공연들은 초연을 본 공연이 많다.
창작 뮤지컬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창작뮤지컬을 볼 때의 마음가짐은 기대보다는 응원과 미숙하더라도 그 풋풋함을 즐기는 것이다. 이번에도 그런 마음으로 보았다.
스윙댄스와 탭댄스를 배우는 나는 재즈댄스를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그 이유하나만으로 엄청 즐겁게 빠져들어 보았다. (스윙과 탭은 벌써 2년 가까이 쉬고 있지만) 처음 막이 오른 순간 오랜만에 느끼는 기분좋은 전율과 두근거림.
정극을 볼 때와는 다른 이 느낌이 바로 뮤지컬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처음 ‘공연’에 빠져든 것도 바로 이 느낌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보았던 공연도 정극에 가까운 뮤지컬이었으니.
정극이 ‘정’이라면 뮤지컬은 ‘동’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즐기기 보다는 생각하고 파고들고 감동하는 것이 정극이라면, 뮤지컬은 보면서 활기, 에너지, 그 모든 것을 함께 느끼고 즐길 수 있다.
좋아하는 Sing, Sing, Sing으로 첫 군무가 시작된 후부터 이미 공연 속에 푹 빠져들기 충분했다.
챙모자, 그 챙모자 위에 솟은 세 개의 손가락, 하얀 장갑, 곧게 뻗는 손들과 점프들, 색소폰의 선율의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공연은 정말 즐거움 그 자체일 것이다.
임춘길씨는 역시 기대대로 감초같은 즐거운 역할과 춤을 선사해주셨다.
특기인 탭 댄스를 안하시나 싶어서 조금 서운했는데,
피날레에서 멋지게 선보여 정말 즐거웠다.
Fame과 마찬가지로 이 공연도 피날레가 ‘또 하나의 진정한 무대’라는 느낌을 주는 공연이었다.
스토리라인은 약간 아쉽고, 정적인 뮤지컬 넘버들도 큰 감동을 주지는 못했지만,
이 뮤지컬은 뮤지컬 넘버나 스토리라인 보다는 눈 앞에 펼쳐지는 춤들을 즐기는, ‘눈으로 즐길 수 있는’ 공연이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일본에서 DVD로 봤던 밥 포시(Bob Fosse)의 무대가 떠오르는 공연이기도 했다.
내가 블로그를 소유한 것이 아니라 블로그가 나를 소유한 것 같다. 최근에 내가 블로그 작업하는 것을 본 누군가의 말이다.
블로그나 홈페이지 초창기에는 작업할 것이 많다. 많은 최적화 작업과 자잘한 수정들.
자주 스킨을 바꾸거나 리뉴얼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보통디자인을 한번 정하면 일년에서 삼년은 평균적으로 써온 편이다. 아마도 이번에도 그러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 쓸 디자인인 만큼 더욱 공을 들이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이번 스킨은 내가 만든 것은 아니지만 입맛대로 약간씩 고치는 중이다.
이안디를 본 누군가가 음 벚꽃이 있고 그 아래 일어라 뭐라고 써있고 하는 식으로 감상을 말했다.
사실 이번 디자인에서 오래걸렸던 것 중에 하나가 위쪽 일어 경구들을 찾는 것이었다. 시간마다 바뀌게 설정했으니 24개를 찾은 셈이다. 그래서 들어올 때마다 다른 경구를 한번씩 읽어보며 흐믓해하고 있었는데, 그게 대부분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글이 아니라 그냥 뭐라고 써있는 일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디자인적인 요소기 때문에 상관은 없지만 약간 아쉽다.
사실 블로그에 매달리는건 초창기 작업할 때 잠시이긴하다. 그 이후에는 다시 가뭄에 콩나듯 포스팅하는 곳이 될 듯 하다. 그러나 무언가가 생긴다는 것은 역시 아주 약간이라도 관리해야할 것이 생긴다는 의미이다.
소유, 라는 것.
일본에서 읽었던 좋아하는 한 심리학 책에 써 있는 새출발하는 법 중에 <당장 가지고 있는 차를 파십시오. >라는 말이 있었다. 가진 것이 적고 신경쓸 것이 적을 때 마음도 가벼워진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얼마다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있고 또 거기서 얼마나 자유롭지 않은가?
아이폰으로 시험삼아 포스팅중.
역시 세계적인 툴인 만큼 아이폰용 워드프레스 앱은 잘 되어 있는 편인듯 하다. 가로쓰기도 되고 이미지 첨부도 되고 이전글 수정도 되고.
아이폰이 생긴 이후 컴퓨터 앞에 앉는 시간이 현저하게 줄은 것은 사실이다.
웬만한 것들은 아이폰으로 할 수 있으니…
현재 쓰고 있는 것은 아이폰 3GS인데 4를 빌려 블로그에 들어와보고 해상도 차이를 절감했다. 레티나 액정이 좋긴 좋은 듯.
현재 눈독들이고 있는 아이템은 타블렛PC.
아이패드2나 허니콤을 탐재한 안드로이드 타블렛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하며 기다리는 중이다.
안드로이드도 써 보고 싶긴 한데, 아직까지는 애플 앱스토어 쪽에 더 쓸만한 어플이 많은 것도 사실인 듯. 몇몇 자주 쓰는 앱들만 안드로이드로 덤핑되어도 안드로이드로 갈아 탈 수도 있을텐데. (아이튠즈 사용이 귀찮다)
타블렛PC가 생긴다면 100만원짜리 만화책으로 전락할 것 같은 느낌(…)도 들지만, 꼭 만화책이 아니더라도 좋은 리더기가 되어줄 것 같다. 어차피 생산적인 작업은 컴퓨터로 하는거고 타블렛은 컨덴츠 소비를 하는데 더 적합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킨들도 살짝 고려중.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소설이라고 하는 것을 써 봤다.
문학회의 문집용이다.
원고 마감 일주일을 남기고 시작해서,
3일동안
주요 갈등도, 캐릭터도, 하고 싶은 이야기도, 스토리도 구상하지 못한 채 굴러다녔다.
내 이야기가 아닌 창조된 이야기를 쓰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나는 내 이야기를 썼다.
이미 이번 글은 소설이라기 보다는 지금까지의 정리.
기억의 편린이다.
아무 구상도 못하고 굴러다니다가,
문득, 정 이럴 바에야.
우리들의 이야기를 쓰자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부분이 지어낸 이야기였지만, 많은 부분이 실제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이미 소설이라기 부르기 어려워졌지만,
그럼에도 그 자체로 애착이 있는 글이 되었다.
많은 부분을,
예전에 운영했던 홈페이지의 도움을 받았다.
내 블로깅의 가장 큰 독자는 바로 나 자신임을, 새삼 느꼈다.
심각한 이야기들을 피해서,
가뭄에 콩 나듯,
적었던 조각들이지만.
하나의 역사처럼, 남아있었다.
블로깅을 오랜만에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이유는 이 한가지 이유 때문이다.
나에게 그다지 의미가 없어진 온라인이지만,
어딘가에 글을 쓴다는 행위와, 그 글이 기록으로서 모인다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스마트폰이 생긴 이후 컴퓨터 앞에 앉는 시간이 더욱 현저히 줄어서,
얼마나 이야기들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스마트폰으로 포스팅하는 것도 성에 차지는 않고.
어차피 늘 그래왔듯, 가뭄에 콩 나듯 할 포스팅이니까.
나의 이 첫 소설 아닌 소설을,
나의 동기들,
세명의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아니, 그 글은 이 세명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쓰여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긴 휴식을 끝으로 이안디로 돌아오다.
다른 도메인이나 포탈로의 이전을 꽤 오랫동안 고민했지만, 의외로 마땅한 것이 없었다.
사실 이전을 생각한 가장 큰 이유는 ‘지겨움’이었다.
10년 가까이 써 온 도메인이다 보니, 이래 저래 식상해진 것이다.
그러나 그 누군가가 20년을 쓰게되면 이 지겨움이 뗄 수 없음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귀뜸해주어, 일단 돌아오기로 했다.
요즘은 블로그들이 포탈 서비스가 굉장히 잘 되어 있고 접근성도 좋기 때문에, 포탈에의 기생도 생각해보았지만, 역시 정들지 않는 느낌이었다.
이글루스를 꽤 오랫동안 써오긴 했지만, 그때도 이안디의 도메인을 함께 쓰기도 했었고.
그럼 설치형블로그인데, 역시 텍스트큐브냐, 워드프레스냐의 고민이 있었다.
워드프레스는 한국 웹에 익숙해져 있다면 약간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가장 접근성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무궁무진한 테마와 플러그 인 등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 많기 때문에 결국 워드프레스로 정했다.
테마는 일본냄새가 물씬 풍기는 사쿠라테마.
위쪽 공간에 분위기에 어울리게 하이쿠를 넣을까 하다가, 철학자들의 경구를 취향대로 일본어로 넣어보았다.
경구는 1시간마다 바뀐다.
그렇게도 이사를 감행하려다가,
막상 글을 쓰니 편안한 기분이 드니,
역시 나에게 넷상에서 가장 익숙한 곳은 이 곳 일지도.
언제나와 같이 가뭄에 콩 나듯 포스팅하는 곳이 되겠지만.
시작하며.